안녕하십니까?
사단법인 대한난독증협회는 학교에서,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동과 청소년들을 돕고 지원하는 것을 창립이념으로 삼습니다. 교육활동이나 학생지도에 있어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교사가 어떻게 교육시킬까?' 보다는 '학생이 교사와 교사의 가르침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입니다. 교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위해서는 교육대상자인 학생의 읽기능력과 쓰기능력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야 합니다.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이러한 기본적인 능력에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연구된 바에 의하면 난독증은 인종이나 문화, 언어와 상관없이 일정한 비율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한글이라는 문자의 우수성 때문에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난독증의 유형이 다른 나라와 차이가 있습니다.
난독증은 지능이 정상 또는 정상이상 인데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읽기장애’입니다.
읽기에는 다섯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첫째 음운인식, 둘째 문자인식, 셋째 유창성, 넷째 어휘력, 다섯째 내용이해입니다. 읽기능력이 잘 발달하기 위해서는 이들 다섯 가지 요소가 순서대로 잘 발달해야 합니다. 난독증이 있는 학생들은 읽기능력 발달의 기본이 되는 음운인식능력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문자인식에서 어려움이 나타납니다. 글자를 익히는데 어려움이 나타나기도 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읽지 못하거나 쓰기에서 어려움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글은 영어 등 다른 언어와 달리, 글자가 발음의 가장 기본단위인 음절단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음운인식능력이 부족한 경우에도 지능이 매우 부족한 경우가 아니라면 문자인식 단계에서 특별한 어려움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문제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우리나라에는 난독증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난독증은 존재합니다. 지능이 정상임에도 문자인식에서 어려움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겉으로 보기에는 읽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난독증 위험군인 학생들이 존재합니다.
읽기를 할 때 두뇌에서는 ‘문자해독’과 ‘내용이해’라는 두 가지 정보처리과정이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음운인식능력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은 문자해독의 과정에서 정상적인 학생보다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 읽어야 하며, 이로 인해 내용 이해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물론 이런 학생들의 경우에도 지능이 높은 경우에는, 저학년 때는 읽어야할 양도 적고 내용도 어렵지 않기 때문에 이해하는 부분에서 특별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읽는데 힘이 들기 때문에 읽기를 싫어하는 증상만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학생들의 경우 시간이 지나도 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읽기유창성’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유창하게 읽는다는 것은 단지 빠르게 읽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맥락에 맞는 리듬과 운율, 그리고 빠르기가 조화를 이루며 읽는 것을 말합니다. 유창하게 읽기 위해서는 문자인식이 자동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음운인식단계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은 문자인식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문자인식의 자동화라 할 수 있는 읽기유창성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습니다. 잠재적으로 난독증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잠재적 난독증을 가지고 있던 학생에게서 문제가 나타나는 시기는 아이의 성향이나 지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학습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학습량이 많아지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학년 때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던 학생이, 고학년이 되면서 성적이 떨어지고 공부를 등한시한다면 난독증이 있는 학생일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공부를 잘하고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는 학생들 중에도, 난독증으로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스스로 자각을 못하거나 주위에서 인지를 못할 뿐입니다. 이런 학생들은 현재 자신에게 나타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은연중에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아직은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때문에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학생이 현재 난독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노력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혀 성적이 떨어지고 학습회피가 나타나면, 이때는 교사나 부모님들은 정서적인 문제로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난독증 유형의 특징을 생각해 볼 때, 난독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 더 나아가서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난독증 척도검사가 필요합니다. 난독증 척도검사는 자기보고식 검사로써 검사를 통하여 난독증 위험군을 걸러 낼 수 있습니다.
난독증이란 읽기장애를 말합니다. 하지만 읽기장애가 있다고 모두 난독증은 아닙니다. 난독증이란 음운인식능력의 부족으로 지능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읽기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문제는 지능이 높은 학생인 경우, 한글의 우수성으로 본인은 난독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주변에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또한 난독증의 어려움으로 성적이 떨어지고 학습회피가 나타나도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문제의 원인을 정서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학습과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동과 청소년을 돕기 위해서는 교육의 대상이 되는 아동과 청소년들이 어디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그리고 그 문제들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단법인 대한난독증협회에서는 난독증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사회적 인식확산에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